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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가엘 블로그
- 수도꼭지 동파(1/9) 2022 어르신이 다급한 듯 전화로 수도꼭지가 동파되었으니 빨리 올 수 없냐고 하였다.얼른 연장을 챙겨서 달려갔더니 조카 되는 분이 미리 와서 수도계량기를 잠그고 기다리고 있었다.바깥 욕실에 있는 샤워용 수도꼭지가 동파되면서 사방으로 튄 물이 온통 얼어있었다.밖으로 나가 봤더니 도랑에도 그득하게 꽁꽁 얼어있다.얼른 읍내에 가서 수도꼭지를 사왔고 조카가 교체를 마쳤다.조카가 하는 일이 맘에 들지 않았는지 자꾸 나보고 하란다.마무리는 조카에게 맡기고 돌아왔지만 영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이 상태로 그냥두면 또 동파될 것이 뻔했다.자식들이 오면 마감을 잘 하겠지만 일일이 손봐주길 기대하는 눈길이 아련하다.자식들에게는 한 마디도 못하면서 어리광부리듯 목사에게는 쉽게 부탁한다.알고 보니 그 조카는 동기였고 어르신 딸도 동기.. 2026.09.10
- 옆집 어르신의 믿음(1/2) 2022 교회 바로 옆에 사시는 분이 성탄절에 초청을 받아 오셨다.가끔 쌀에 바구미가 생기면 닭 모이 하라며 한 봉지씩 몰래 두고 가시기도 했다.그 아들은 교회 앞 밤나무를 없애자고 하기도 했지만가을에 홍시 한 상자와 사과도 맛보라며 주었다.지난번에 그 답으로 삼겹살 한 팩을 선물로 드렸다.그 분이 성탄예배에 제일 마지막으로 들어오시며 봉투부터 내미셨다.식사하면서 들은 이야기로는 교회에 그냥 가기는 뭐해서 가다가 돌이라도 하나 들고 가야겠다고 하셨단다.돌 대신 봉투를 준비하시느라 늦으셨단다.또 다른 어르신은 목욕재계를 하시고 오셨단다.이렇듯 교회에 빈손으로 결코 오지 않으시려는 어르신들의 믿음을 보았다.어르신의 마음은 교회에 가면서 하다못해 돌이라도 주워들고 가야하는 곳이 되었다.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교회를 피.. 2026.09.10
- 집사님의 성탄 이벤트(12/26) 2021 올 성탄절도 코로나로 어르신들 모시기 힘들 것 같아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교회 안과 밖에 성탄트리만 만들어 놓았다.성도 한분은 아파서 참석하지 못하겠다고 아침에 전화가 왔다.지난해처럼 조용하고 오붓한 성탄이 되겠구나 생각하며 예배를 준비하고 있었다.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어르신들이 줄줄이 교회로 들어오신다.무슨 일인가 하여 여쭈어 봤더니 집사님이 일일이 어르신들을 성탄절 예배에 초청한 것이다.열 분 가까이 오셨는데 감격에 눈물이 핑 돌았다.성탄절이라 정성을 담아 다들 헌금을 준비해서 기쁜 마음으로 오셨단다.집사님이 조용하게 교회를 위해 특별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한다.갑작스런 예배 참석이라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는데 아내는 짧은 시간에 지혜롭게 필요한 선물을 챙겼다.예배는 형식이 아닌 진짜 하나님 앞에서.. 2026.09.10
- 한복(12/19) 2021 전주한옥마을에서 형제들 모임을 시작했다.한복을 입고 사진 촬영을 하는 특별 이벤트다.각자 스타일에 맞게 한복을 대여하였다.형제는 임금 포도대장 선비 호위무사로 자매는 모두 공주로 환복을 했다.생각 외로 갈아입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단순하게 걸쳐 입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갖추어 입어야 모양이 나오기 때문이다.한복을 입어본 지도 오래되었고 사실 잊고 살아왔다.요즘과 비교해도 제법 운치가 있고 세련된 의상이다.조금은 거추장스럽고 활동에 제약은 있지만 조금도 손색이 없는 의복이다.한 무리를 이루어 한옥마을 내 경기전에 들러 달력제작을 위한 촬영을 마쳤다.한복을 갈아입은 모습을 보니 하나같이 그 역할에 딱 맞게 어울렸다.임금을 보필하며 포도대장과 호위무사가 옆에 대동하고선비들과 공주들이 뒤를 따르는 모습은 천.. 2026.09.10
- 세탁소(12/12) 2021 쌀쌀한 날씨에 입을만한 겨울옷을 찾았는데 하나도 없다.옷장 구석구석을 뒤져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급한 대로 아들 옷을 입고 형제들 모임에 다녀왔다.아마도 세탁소에 맡기고 아직 찾아오지 않은 듯했다.어슴푸레 여름에 맡긴 기억이 나서 안동 병원에 갈 때 찾아왔다.겨울양복 외투 점퍼로 한 가득이다.세탁소 사장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보관료를 드릴까요 했더니 웃으며 괜찮단다.세탁물 둘 곳이 마땅치 않아 벽걸이 한 편에 걸어두었다.쓸 것도 눈에 띄어야 있는 줄 알고 없으면 신경도 쓰지 않는다.요즘 기억이 더 둔해져서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찾는데 애를 먹는다.필요할 때 찾기만 하고 항상 있던 자리에 없으면 머릿속만 하얘진다.밖에 나가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지도 않고 놀러가고 싶은 생각도 없어졌다.운동도 안 한지 .. 2026.09.10
- 추풍낙엽(12/5) 2021 늦은 가을밤에 태풍처럼 비바람이 요란하게 지나갔다.아침에 일어나 보니 한참 곱던 밤나무 잎과 잔가지가 우수수 떨어져 수북하게 쌓여있다.젖은 낙엽을 빗질하기가 고생이라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정오쯤에 또 세찬 비바람이 쏟아졌다.문만 빼꼼히 열어보고 어쩔까 몇 번이나 망설였다.그런데 갑자기 돌개바람이 불더니 말갛게 떨어뜨린 많은 낙엽을 어디로 쓸어갔는지 흔적도 없다.낙엽 쓸 수고를 덜어 줘서 고맙긴 한데 구석이라면 어디든 쌓여 있을 것이 뻔했다.텃밭 구석은 물론이고 골목에도 흩어졌고 멀리 이웃 마당구석에도 수북하다.땅에 달라붙어있던 젖은 낙엽이 바람에 한 순간 사라지는 풍경을 바라보자니 자연의 위대함에 겁이 난다.자연을 상대로 마당비로 해결하려는 무지함에 한동안 눈만 껌뻑였다.말씀에도 모세가 바다 위로 .. 2026.09.09
- 부서진 돌담(11/28) 2021 진도 믹스견 시월이를 처음 데려왔을 때 높은 울타리를 단번에 탈출했었다.탈출이 빈번하니 더욱 울타리를 불공성으로 보강하였다.그렇게 성견이 되기까지 별탈이 없겠거니 생각했다.울타리에 갇혀있으니 꿈같은 바깥구경을 얼마나 하고 싶었겠나.아이들 떠드는 소리 골목에 사람 다니는 소리에 호기심 많은 진도가 가만히 있지 못했다.아마도 그때부터 돌담을 타는 점프를 했나 보다.골목을 지나다가 강아지 소리에 돌담으로 들여다보는 이도 있으니그렇게 돌담 너머 세상 훔쳐보기를 1년이나 해왔다.어느 날 돌담에 있는 돌이 하나 떨어졌다.하도 돌담을 많이 타서 흙이 파여 결국 빠져나온 것이다.며칠 지나니 또 하나가 떨어졌다.아마도 자신감에 인척만 들려도 벽타기 묘기로 여상하게 담 너머 세상을 구경한 모양이었다.더 이상 그냥두면 줄줄.. 2026.09.09
- 여행 취소(11/21) 2021 울릉도 크루즈 여행을 준비하며 이래저래 우여곡절이 많았다.갑작스런 여행일정도 탐탁지 않았고 짧은 기간 내에 추진하느라 오해도 있었다.책임을 맡았으니 실행은 해야 되겠고문구 하나 하나에 토를 다니 이해를 시키면서 진행하기가 어려웠다.말로는 이미 여행하고 있는 듯 모두 뒷짐만 지고 있다.인생 살만큼 살았으면 여행준비는 각자가 해 주면 좋겠는데 아이처럼 일일이 챙겨줘야 한다.가고 싶으면 잘 준비하고 가기 싫으면 신청을 안 하면 그만인데 무슨 변명이 그리 많을까?형편과 처지는 본인이 결정하면 될 일이다.일정도 확정되었고 입금도 마치고 출발 일만 기다리고 있었다.그런데 하루 전에 날씨관계로 결항 통보가 왔다.내심 여행의 기대보다 결항 소식이 더 반가웠다.몇몇 분들도 이참에 잘 됐다며 위로해 주었다.짧은 여행이라 .. 2026.09.09
- 무 뽑기(11/14) 배추는 금값인데 무는 차고 넘친다.일찍 심은 배추가 병해로 농가마다 울상인데 무는 풍년이다.마을에는 영하의 날씨가 걱정되어 벌써 다 뽑았는데 우리만 제일 늦게 가을걷이를 마쳤다.큰 통에다 보온제롤 넣고 차곡차곡 무를 저장했다.달랑무는 그대로 두었다가 어저께 영하의 날씨에 급하게 뽑았다.뽑자마자 김치 담그는 일로 몸이 고달프다.이왕 달랑무 김치를 담근다고 하니 이참에 무김치도 시작할 모양이다.정자 안에 무청 일부는 걸어두고 일부는 다듬어 소금에 절인단다.모처럼 빈 텃밭에 닭을 풀어 놓았다.닭장 문을 열어 놓아도 겁나는지 쭈뼛거리며 나오질 않는다.한 마리가 나오니 덩달아 소풍가듯 따라 나와 크게 날개 짓을 한다.아내가 요즘 몸이 시원찮아 끙끙거리며 일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매장에 갔다가 오는 길에 짬뽕 한.. 2026.09.09
- 친구의 만남(11/7) 2021 대구에서 목사님 내외분이 오신다니 어떻게 할까 고민이 생겼다.청송 토박이 음식보다 이참에 동해안도 구경할 겸 회덮밥을 대접해 드렸다.겸사겸사 들려야 할 곳이 있어 서둘렀다.귀농귀촌을 지도해 주신 분이 운영하는 주왕산 미나리 농장에 따라갔다.상품을 팔고 남은 대파가 지천이니 마음껏 뽑아 가라고 해서 동행했다.상품가치는 없지만 먹음직한 아까운 굵은 대파가 들판에 가득 누워 있다.농장주와 초면에 인사를 나누고 커피 한잔하자며 하우스로 안내하신다.서먹서먹해서 이래저래 대화꺼리를 찾다가 청송 심씨라고 소개하시니 뭔가 대화의 줄거리가 잡혔다.팀장은 자꾸 옆 사람을 부를 때 할배 할배 그런다.언뜻 보기에 할배는 분명 아닌데 항렬이 높아 그렇다고 그랬다.연배가 비슷하여 친구의 이름을 대었더니옆에 있던 친구가 어? 가는.. 2026.09.09
- 세탁기(10/31) 2021 대구에 있는 초딩 동기 권사님이 세탁기가 필요하냐고 연락이 왔다.아직 쓸 만해서 중고로 내어 놓기 아깝다며 후원하면 어떠냐고 자녀가 귀띔했다고 한다.시골교회 목회자를 생각해 주는 마음도 곱거니와 자녀가 권유를 했다고 하니 더욱 귀했다.아내의 허락을 받고 대구로 갔다.권사님은 재택근무로 남편도 있으니 점심 식사 때를 맞추어 오란다.부담이 되었지만 감사하는 마음만 가지고 방문하였다.집에 들어서니 지난번 방문했던 집사님 내외분도 함께 식사 준비로 바쁘게 움직인다.거실에는 익숙한 청송 꽃돌로 가득 전시해 놓았다.친구 목사가 온다고 하니 행사하듯 새벽부터 거하게 준비했다고 한다.자녀들과 사는 이야기 교회와 동창들 소식으로 식사 시간과 더불어 성령 안에서 교제가 마냥 즐겁다.세탁기를 싣고 돌아왔지만 교체할 일이 엄.. 2026.09.08
- 밤나무(10/24) 2021 올해도 밤나무는 귀한 열매를 맺었다.벌레는 지난해 보다 덜 했지만 소출은 별로 나지 않았다.오가며 알밤 줍는 재미가 쏠쏠했다.지나가는 관광객들도 알밤 두어 개를 얻어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유튜브에 밤 쉽게 까는 법을 따라해 보지만 번번이 실패했다.생밤을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밤 까기에 손이 바쁘다.이제 다 떨어졌나 하면서도 밤나무 밑을 서성이다 한두 알을 주우면 보물을 얻은 듯 기분이 좋다.그런데 이제는 이런 재미도 얼마 남지 않으려나.농협에 갔다가 이웃집 아들을 만났는데 밤이 지붕에 떨어지는 소리도 참기 힘들고밤나무뿌리가 집안까지 들어오면 낭패이니 밤나무를 베어버리자고 한다.그럴만하면 그래야지요 하고 대답은 했지만 썩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그러면 적합한 나무가 뭘까 생각해 봤다.뿌리가 거세고 크게 자라..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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